나는 네 속도가 문득 너무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네게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용해서 미안하다는 말은 전했던가. 너무 오랜만에 다시 보는 겨울에 정신이 팔렸다, 조금 이따 전해야지. 도피가 본래 각오를 무릅쓰고 하는 것이라지만.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펴보기보다도, 잡은 손의 악력은 마치 끌려가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겁을 참느라 애를 좀 썼다. 그래도 왕성 밖을 나온 것이 몇 년 만이라, 그래서 네 속도에 따라가기 버거운 것으로 생각하고는 말아버리기로 했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차라리 왕성에서 죽어 고귀한 희생을 한 왕으로 남을 것을 인제 와 후회가 들었다. 이렇게 죽으면 많은 손해가 있다. 첫째로, 많은 이들이 나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지 못하니 공화정 선포와 새 시대의 개혁..